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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차 원정훈련대 등반(2005. 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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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연맹 작성 2,07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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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차 원정훈련대 암벽등반

◇기 간 : 2005년 8월12-15일(3박4일)
◇장 소 : 전남 영암 월출산
◇대 원 : 장덕상 김상조 고행국 김대량 변치우 김민호 (6명)


▶8월 12일(금요일) 맑음
오전 7시30분 모든 대원이 제주항 부두에 집결한다. 지금까지의 등반 때보다 큰 배낭, 2개의 카고백이 원정등반을 연상하게 하며 마음을 설레게 한다.
2등객실 선실앞에 배낭과 카고백을 보관시키고, 갑판에서 푸른바다를 보며 캔맥주를 나눈다.
완도항에 도착하자마자 3대의 택시에 나눠 타고 버스터미널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오후3시경 영암에 도착하여 고기와 야채를 추가로 쇼핑하고 택시로 월출산 야영장으로 향했다.

야영장 평상에 텐트2동을 치고, 암벽장비를 챙기고 시루봉에 가니 제대산악회팀이 등반을 하고 있기에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민호가 기존A코스 1피치를 선등하고 행국, 내가 따라 오르고, 치우가 기존B코스 1피치를 선등하고 대량, 상조가 따라 오르지만 페이스 위주의 자연암벽 등반코스에 적응이 안된 탓인지 모두들 힘겹게 오른다.
서로 코스를 바꿔서 톱로핑으로 오르지만 그래도 버걱대고 있기에 호통을 친다. 기존B코스 2피치를 끊고 하강 피톤에 고정로프를 설치하고는 캠프로 돌아와서 샤워와 저녁식사를 마치고 평가회를 한다.

1. 안전에 유의하되 과감하게 등반할 것
2. 암벽화를 챙기지 못한 대원은 철저히 반성할 것
3. 등반시 대화를 줄이고, 로프의 유동을 느끼면서 확보, 등반할 것
4. 불안할 때 프랜드 등 확보장비를 적절하게 사용할 것
5. 제주팀, 원정훈련대로서 품위(복장, 행동)를 유지할 것
6. 이번 훈련에서는 대원들의 등반능력과 자질을 판단한다.

제대산악회팀이 초청하여 같이 술자리를 하다가, 나는 향암산악회와 우암등산학교팀에 들러 술잔을 나누면서 전남산악연맹 소속팀들은 제주팀을 위하여 내일 시루봉 등반을 피해주기로 약속하였다. 저녁 늦게 조선대산악회OB 김경자와 제대산악회 정아가 합류하여 화기애애하다.

▶8월 13일(토요일) 맑음
오전 4시30분 기상, 6시경 시루봉으로 향했다. 어제 설치해둔 고정로프에서 이중화와 아이젠을 신고 쥬마링을 하면서 몸을 풀고, 하범길(크랙길)을 민호, 대량이가 번갈아 가며 선등하고, 행국, 상조 순으로 오르다가 퀵드로를 회수하지 않은 채 등반하고 있는 상조를 하강시키고, 내가 라스트로 오르면서 퀵드로를 회수하고 2피치까지 올랐으나 대량, 민호가 이미 후등자(행국)와 로프를 풀고 둘만 정상으로 올라가 버렸다. 하는 수없이 2피치에서 하강하고 있는데 정상까지 오른 대량, 민호가 하강 피톤까지 로프가 닿지 않은 것도 확인하지 않고 하강을 하고 있어서 호통을 쳐서 올려 보내고, 시루봉 뒤쪽으로 걸어서 내려온 대원 둘을 재차 꾸짖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암벽화를 챙기지 않은 상조와 발목이 시원치 않은 치우를 쉬게 하고 기존B코스 3피치를 오르던 중에 한라산등산학교 팀이 시루봉에 도착하였다. 하강을 하면서 PP로프를 회수하고, 제대산악회팀과 검정슬랩을 등반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검정슬랩도 만만치가 않다. 제대산악회 동근이가 두 번째 볼트까지 갔으나 미끄러지기를 몇 차례하고는, 내가 리딩하기로 하고 세 번째 볼트로 가기 위하여 트래버스 하다가 떨어지면서 발목을 접질렀다. 하는 수 없이 상수가 슬랩 옆 크랙을 잡고 올라가서 로프를 통과시키고 모두들 슬랩등반 연습을 하는 중에 한라산등산학교 팀도 합류하므로 로프를 고정시키고 우리와 제대산악회팀은 야영장으로 내려왔다.
저녁을 먹으면서 평가회와 운행계획을 알린다.
1. 물을 적게 마시면서 등반하는 습관을 기를 것
2. 사자봉 릿지 등반 때는 배낭 부피와 무게를 줄일 것
3. 대원들이 예상외로 이번 암벽등반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답답하다.
 


▶8월 14일(일요일) 맑음
오전 4시30분 기상, 등반준비를 마치고 제대산악회팀을 기다리다가 사자봉 릿지로 향했다. 바람폭포 가기전에 사자봉 릿지 출발지점에서 청주맥산악회 5명을 만나서 인사하고 우리팀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제대산악회 태근이가 선등을 서고 대량이가 Second, 민호, 상조, 행국, 동근, 정아, 영호 순으로 오르던 중에 상조가 배낭이 무거운지 로프에 배낭을 묶어 올리기에 또 잔소리를 하고, 마지막 등반자가 시야에서 사라질 즈음 발목이 불편한 치우와 나는 시루봉으로 내려간다. 도중에 우암등산학교팀 12명이 한라산등산학교팀을 피해 사자봉릿지로 교육장소를 변경하여 올라간다고 하기에 고맙지만 또 미안하다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구름다리에 올라서서 보니 사자봉 릿지상에 우리팀과 청주팀이 많은 거리차를 두고 등반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어서 일단 안심이 된다.

시루봉에서 한참동안 한라산등산학교 등반모습을 지켜보는데 전남산악연맹 최성기, 백연규 후배가 올라왔기에 같이 영암천 옆 야외수영장으로 가서 백숙과 소주잔을 나눈다. 이어서 전남산악연맹 전무이사께서 캔맥주와 음료수 박스를 전해 주셨고, 최성기와 영암 실내암장의 멋진 시설을 둘러보면서 암장 활용도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주고 받고, 언제라도 실내암장 사용과 야영이 가능하도록 선처하겠다고 한다.

치우는 캠프에 남고 나는 안전벨트와 암벽화를 챙기고 다시 검정슬랩으로 향했다. 아마 상처받은 자존심에 대한 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필이를 만나니, 진주가 시루봉에서 하강할 때 로프가 튕기면서 벽에 부딪혀 다치고 마음을 상하여 위로하고 있기에 나도 거들어 얘기를 나누며 달래다가, 한라산등산학교팀과 톱로핑으로나마 슬랩을 오르고 나니 쳐진 기분은 좀 풀어지는 듯 하다.

오늘은 말복 그리고 내일은 하산하는 날이라서 제대산악회팀과 백숙을 안주로 술 한잔하기로 하였는데 이미 먹거리를 제대산악회팀이 준비를 하여 선배로서 미안스럽다. 그래서 조금 모자란 듯한 고기를 추가로 구입하고, 맥주, 막걸리, 소주를 번갈아 돌린다. 저녁 늦게 前전남산악연맹구조대장이며, 전남산악연맹부회장이신 전판성 선배가 과일을 들고 격려 차 오셔서 20여년전 쯤에 처음 월출산에서 만났던 때부터 요즘의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12시쯤 되어서 전판성 선배가 돌아가자마자 텐트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4시경 만취가 된 00이가 나를 깨우기에 욕을 퍼붓고 새벽 알람이 울릴 때까지 잠을 설친다.

▶8월 15일(월요일) 흐림
잠시 빗방울이 떨어지다가 멈춘다. 새벽녘의 일 때문에 씁쓸한 아침식사를 하고, 철수 준비를 마치고는 우리팀은 제대산악회팀과 등산학교팀의 차에 나눠 타고 완도항에서 합류하기로 하였다.

나는 대량, 민호와 등산학교팀과 영암등반경기장에 들렀다가 인공암벽교육을 마치고 철수를 하려는 참에 향암산악회팀과 김종철 형이 암장에 왔기에 등반경기장 열쇠를 인계하고 헤어졌다.
완도항에 도착하니 카훼리 1대가 결항된 탓인지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고 배편 예약이 안된 사람들은 조바심을 낸다. 제대산악회 영호 덕분에 할인표를 끊고 남은 돈으로는 맥주와 안주를 사서 제대산악회팀과 갑판에 앉아 마시다가 한숨 자다보니 제주항이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옮긴다.

-댓글 정원석 :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만족스런 등반은 아니지만 종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25일 제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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